전시기간 | 2023.09.09-11.19 |
장소 | 시안미술관 본관 |
주최/주관 | 시안미술관 |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재) 금복문화재단 |
작가 | 권오봉, 김호득, 민재영, 박세호, 박창서, 박철호, 신경철, 심윤, 유주희, 이배, 좌혜선, 홍성덕 |
타불라 라사: 하얀 방(Tabula Rasa: The White Cube)
‘타불라 라사(Tabula Rasa)’는 ‘빈 석판’이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되어 고대의 철학적(인식론적) 담론을 의미하는 용어입니다. 풀어내자면 타불라 라사는 사람이 태어날 때에는 선입견이나 지식, 타고난 특성이 전혀 없는 깨끗한 석판(종이)과 같은 것인데, 사람이 성장하면서 겪는 경험과 교육 그리고 수많은 외부의 영향들이 사람의 생각과 성격을 형성시킨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시안미술관의 개관 20주년 특별전인 《타불라 라사: 하얀 방》은 이러한 타불라 라사의 맥락을 차용하고 예술적 담론을 고민하며 이번 전시를 구성하였습니다.
한편, ‘하얀 방’은 소위 ‘화이트 큐브(White cube)’라고 불리는 미술관 혹은 미술 제도권을 상징하는 단어입니다. 미술사적 맥락에서 ‘화이트 큐브’는 때로는 부정적인 형태로, 때로는 우호적인 형태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타불라 라사’적인 공간이라는 형태로 읽히고자 합니다. 다시 말해 《타불라 라사: 하얀 방》의 맥락에서 시안미술관은 타불라 라사가 실체화되어 깨끗하고 중립적인 공간으로 존재하며, 공간 속에서 만나게 되는 관객과 예술이 생성할 무수히 많은 사유의 캔버스이자 프레임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목적에 따라 이번 전시에는 색이 없는 무채색 계열의 작품만을 제시합니다. 그러나 주지하듯 권오봉, 김호득, 민재영, 박세호, 박창서, 박철호, 신경철, 심윤, 유주희, 이배, 좌혜선, 홍성덕 작가의 작품은 모두 각각의 내러티브를 담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들이 이번 전시를 위해 의도적으로 색상을 제거하고 검은색만 있는 팔레트를 공유하여 전시를 구성한 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미적체험을 제안하기 위함입니다. 즉 전시에서의 색의 부재는 제한 혹은 제약이 아니라, 각 작품에 담긴 고유한 내러티브를 관객으로 하여금 객관성을 가지고 감상할 수 있게 하는 장치로 작동됩니다. 또한 관객에게 각각의 작품이 드러내는 미묘하고 무한한 뉘앙스(nuance)를 감지할 수 있도록 합니다.
서술된 바와 같은 작가들의 제안으로 전시의 첫 단추를 끼우긴 하지만 이번 전시 《타불라 라사: 하얀 방》에서의 공간은 단순히 작가들만의 캔버스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예술(작가) 그리고 관객의 대화가 중심이 되는 무대로써 자리합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전시는 관객에게 검은색 옷을 입고 오시기를 제안합니다. 이로써 관객은 전시의 적극적인 참여자가 되어, 관객과 예술 그리고 공간의 상호 작용을 강조하는 은유적 역할을 하게 됨과 동시에 새로운 내러티브를 생성하는 예술가가 됩니다. 환언하자면 전시에서 관객은 작품과 작품 사이를 횡단하며 연결자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여기에 더해 《타불라 라사: 하얀 방》을 거니는 관객은 스스로의 발걸음으로 메워지고 비워지는 흰색의 공간을 새롭게 인식하게 됩니다. 그것은 작품과 작품 간의 거리, 관객의 위치에 따라 구성되는 ‘여백’입니다. 연결점을 찾아내며 새롭게 발견하는 해석은 어쩌면 이번 전시를 넘어 오늘날의 시대정신을 반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본 전시는 <2023 ARKO 시각예술창작산실 공간지원사업> 선정작입니다.
전시기간 | 2023.09.09-11.19 |
장소 | 시안미술관 본관 |
주최/주관 | 시안미술관 |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재) 금복문화재단 |
작가 | 권오봉, 김호득, 민재영, 박세호, 박창서, 박철호, 신경철, 심윤, 유주희, 이배, 좌혜선, 홍성덕 |
타불라 라사: 하얀 방(Tabula Rasa: The White Cube)
‘타불라 라사(Tabula Rasa)’는 ‘빈 석판’이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되어 고대의 철학적(인식론적) 담론을 의미하는 용어입니다. 풀어내자면 타불라 라사는 사람이 태어날 때에는 선입견이나 지식, 타고난 특성이 전혀 없는 깨끗한 석판(종이)과 같은 것인데, 사람이 성장하면서 겪는 경험과 교육 그리고 수많은 외부의 영향들이 사람의 생각과 성격을 형성시킨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시안미술관의 개관 20주년 특별전인 《타불라 라사: 하얀 방》은 이러한 타불라 라사의 맥락을 차용하고 예술적 담론을 고민하며 이번 전시를 구성하였습니다.
한편, ‘하얀 방’은 소위 ‘화이트 큐브(White cube)’라고 불리는 미술관 혹은 미술 제도권을 상징하는 단어입니다. 미술사적 맥락에서 ‘화이트 큐브’는 때로는 부정적인 형태로, 때로는 우호적인 형태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타불라 라사’적인 공간이라는 형태로 읽히고자 합니다. 다시 말해 《타불라 라사: 하얀 방》의 맥락에서 시안미술관은 타불라 라사가 실체화되어 깨끗하고 중립적인 공간으로 존재하며, 공간 속에서 만나게 되는 관객과 예술이 생성할 무수히 많은 사유의 캔버스이자 프레임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목적에 따라 이번 전시에는 색이 없는 무채색 계열의 작품만을 제시합니다. 그러나 주지하듯 권오봉, 김호득, 민재영, 박세호, 박창서, 박철호, 신경철, 심윤, 유주희, 이배, 좌혜선, 홍성덕 작가의 작품은 모두 각각의 내러티브를 담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들이 이번 전시를 위해 의도적으로 색상을 제거하고 검은색만 있는 팔레트를 공유하여 전시를 구성한 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미적체험을 제안하기 위함입니다. 즉 전시에서의 색의 부재는 제한 혹은 제약이 아니라, 각 작품에 담긴 고유한 내러티브를 관객으로 하여금 객관성을 가지고 감상할 수 있게 하는 장치로 작동됩니다. 또한 관객에게 각각의 작품이 드러내는 미묘하고 무한한 뉘앙스(nuance)를 감지할 수 있도록 합니다.
서술된 바와 같은 작가들의 제안으로 전시의 첫 단추를 끼우긴 하지만 이번 전시 《타불라 라사: 하얀 방》에서의 공간은 단순히 작가들만의 캔버스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예술(작가) 그리고 관객의 대화가 중심이 되는 무대로써 자리합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전시는 관객에게 검은색 옷을 입고 오시기를 제안합니다. 이로써 관객은 전시의 적극적인 참여자가 되어, 관객과 예술 그리고 공간의 상호 작용을 강조하는 은유적 역할을 하게 됨과 동시에 새로운 내러티브를 생성하는 예술가가 됩니다. 환언하자면 전시에서 관객은 작품과 작품 사이를 횡단하며 연결자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여기에 더해 《타불라 라사: 하얀 방》을 거니는 관객은 스스로의 발걸음으로 메워지고 비워지는 흰색의 공간을 새롭게 인식하게 됩니다. 그것은 작품과 작품 간의 거리, 관객의 위치에 따라 구성되는 ‘여백’입니다. 연결점을 찾아내며 새롭게 발견하는 해석은 어쩌면 이번 전시를 넘어 오늘날의 시대정신을 반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본 전시는 <2023 ARKO 시각예술창작산실 공간지원사업> 선정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