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안미술관 20주년 개관 기념식
👀안녕하세요!
시안미술관은 개관 20주년을 맞이하여 2023년 10월 19일 기념식을 진행하였습니다~
-기념식 스케치-
-Essay 에세이-
흑백의 조화 (민병옥)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초대받고 지인과 함께 길을 떠났다. 그곳은 영천에서 가볼 만한 곳으로 알려진 시안미술관이다. 미술관은 시골의 한적하고 고즈넉한 공간에 버젓이 자리하며 경북 문화예술의 한몫을 하고 있다. 개관 20주년 기념행사로 도내 기관장과 예술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미술관 앞 넓은 잔디 광장에 모였다.
축하 공연으로 클래식 연주가 있었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클라리넷의 아름답고 감미로운 앙상블이 듣는 이로 하여금 높은 가을 하늘처럼 맑고 깨끗하게 마음의 찌꺼기를 비우고 하얗게 했다. 그곳 미술관장의 기념사는 가슴 깊게 다가왔다. 세간의 수군덕거리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20년의 세월을 한결같이 버티어 온 것은 여러분과 함께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기념식이 끝나고 작품 전시실을 둘러보았다. 개관 20주년의 특별 기획으로 꾸며졌다. 전시 주제가 ‘타불라 라사 : 하얀방’으로 신선한 느낌이었다. 이는 깨끗한 석판의 의미이며 마음이 흰 백지와도 같은 인간의 경험 이전의 정신상태라는 것이다. 그런 어린아이의 마음이 세상의 감각적 지각과 경험으로 하얀 빈방이 지적 능력으로 채워짐을 묘사한 것이다.
전시실로 들어갔다. 주위 공간이 온통 하얗게 되어 있어 마치 꿈나라에 들어온 듯했다. 그런 가운데 하얀 화폭에 검은색으로 추상적인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작품을 둘러보면서 ‘흑백의 조화’가 이렇게 아름답고 섬세함으로 구성될 수 있구나 싶었다. 전혀 상반된 것이 조화를 이룸이 우리 인간 세상의 살아가는 삶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세상은 흑백의 이원론적 갈등과 대립이다. 진실과 거짓, 부와 가난, 보수와 진보, 전쟁과 평화로 대립적 칼날의 각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전시실의 그림처럼 흑과 백이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했는데 조화를 이룸이 세상 삶의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곳곳에서 분쟁과 전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화해와 용서로 혼돈과 무질서에서 질서로 돌아서 새로운 창조를 이룰 것이다.
인간이 세상에 올 때는 무엇 하나 가진 것 없이 하얗게 왔다. 그러나 삶의 길을 가면서 이것저것 보면서 하얀 것이 물들어 더럽혀져 양립하게 된다. 그러나 세상은 대립하면서도 연대하고 보호하며 하나로 공동선을 향해 조화를 이룬다. 언젠가 삼나무 숲길을 걸으면서 삼나무에 등나무 줄기와 칡덩굴이 뱀이 똬리를 틀 듯 함께 꼬이며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면서 칡(葛)과 등(藤)의 ‘갈등(葛藤)’이 조화롭게 이룸을 느꼈으며 우리의 삶도 그러하리라고 암시하는 듯했다.
오늘 문화예술의 공간인 미술관을 돌아보면서 낙엽 지는 가을의 정취와 함께 마음의 허전함을 채워주었다. 사람이 밥만으로 살 수 없듯 미술, 음악, 문학과 같은 예술이 삶의 공허를 충족시키며 흑의 혼돈과 무질서를 백으로 융화하여 조화를 이룸을 되새기는 소중한 기회였다.
※ 당일 행사 참석 후 민병옥님께서 소중한 에세이를 보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시안미술관 20주년 개관 기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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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미술관은 개관 20주년을 맞이하여 2023년 10월 19일 기념식을 진행하였습니다~
-기념식 스케치-
-Essay 에세이-
흑백의 조화 (민병옥)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초대받고 지인과 함께 길을 떠났다. 그곳은 영천에서 가볼 만한 곳으로 알려진 시안미술관이다. 미술관은 시골의 한적하고 고즈넉한 공간에 버젓이 자리하며 경북 문화예술의 한몫을 하고 있다. 개관 20주년 기념행사로 도내 기관장과 예술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미술관 앞 넓은 잔디 광장에 모였다.
축하 공연으로 클래식 연주가 있었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클라리넷의 아름답고 감미로운 앙상블이 듣는 이로 하여금 높은 가을 하늘처럼 맑고 깨끗하게 마음의 찌꺼기를 비우고 하얗게 했다. 그곳 미술관장의 기념사는 가슴 깊게 다가왔다. 세간의 수군덕거리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20년의 세월을 한결같이 버티어 온 것은 여러분과 함께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기념식이 끝나고 작품 전시실을 둘러보았다. 개관 20주년의 특별 기획으로 꾸며졌다. 전시 주제가 ‘타불라 라사 : 하얀방’으로 신선한 느낌이었다. 이는 깨끗한 석판의 의미이며 마음이 흰 백지와도 같은 인간의 경험 이전의 정신상태라는 것이다. 그런 어린아이의 마음이 세상의 감각적 지각과 경험으로 하얀 빈방이 지적 능력으로 채워짐을 묘사한 것이다.
전시실로 들어갔다. 주위 공간이 온통 하얗게 되어 있어 마치 꿈나라에 들어온 듯했다. 그런 가운데 하얀 화폭에 검은색으로 추상적인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작품을 둘러보면서 ‘흑백의 조화’가 이렇게 아름답고 섬세함으로 구성될 수 있구나 싶었다. 전혀 상반된 것이 조화를 이룸이 우리 인간 세상의 살아가는 삶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세상은 흑백의 이원론적 갈등과 대립이다. 진실과 거짓, 부와 가난, 보수와 진보, 전쟁과 평화로 대립적 칼날의 각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전시실의 그림처럼 흑과 백이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했는데 조화를 이룸이 세상 삶의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곳곳에서 분쟁과 전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화해와 용서로 혼돈과 무질서에서 질서로 돌아서 새로운 창조를 이룰 것이다.
인간이 세상에 올 때는 무엇 하나 가진 것 없이 하얗게 왔다. 그러나 삶의 길을 가면서 이것저것 보면서 하얀 것이 물들어 더럽혀져 양립하게 된다. 그러나 세상은 대립하면서도 연대하고 보호하며 하나로 공동선을 향해 조화를 이룬다. 언젠가 삼나무 숲길을 걸으면서 삼나무에 등나무 줄기와 칡덩굴이 뱀이 똬리를 틀 듯 함께 꼬이며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면서 칡(葛)과 등(藤)의 ‘갈등(葛藤)’이 조화롭게 이룸을 느꼈으며 우리의 삶도 그러하리라고 암시하는 듯했다.
오늘 문화예술의 공간인 미술관을 돌아보면서 낙엽 지는 가을의 정취와 함께 마음의 허전함을 채워주었다. 사람이 밥만으로 살 수 없듯 미술, 음악, 문학과 같은 예술이 삶의 공허를 충족시키며 흑의 혼돈과 무질서를 백으로 융화하여 조화를 이룸을 되새기는 소중한 기회였다.
※ 당일 행사 참석 후 민병옥님께서 소중한 에세이를 보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